달이샘의 역사나들이(답사)

2019 경기만에코뮤지엄 화성에코뮤지엄 제부도

달이선생 2019. 6. 20. 14:00

2019 경기만에코뮤지엄 시흥에코뮤지엄연구회 투어(화성에코뮤지엄, 제부도)

  시흥에코뮤지엄연구회 2기가 2019년 6월 10일 시흥시 월곶동 시흥 월곶공판장 아트독에서 출범을 하고 그 첫 사업으로 6월 20일(목) 경기만에코뮤지엄 답사를 하였다.

  경기만에코뮤지엄 사업은 2016년 경기만에 속한 시흥시를 비롯한 안산시, 화성시가 경기도와 협약하고 경기만에 에코뮤지엄을 조성하고자 시작된 사업이다. 에코뮤지엄(Ecomuseum)은 본래 생태 및 주거환경을 뜻하는 에코(Eco)에 박물관을 뜻하는 뮤지엄(Museum)을 결합한 단어로 생태박물관, 환경박물관, 지역박물관, 민속박물관 등 목적이나 배경에 따라 해석할 수 있고 에코뮈제(Ecomusee), 지역공동체 박물관, 지붕 없는 박물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인 공간 중심의 박물관을 탈피하여 기억, 자연, 경관, 지역 문화 등 여러 가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박물관 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많은 에코뮤지엄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재발견'이 아닐까 우리가 느끼는 공간, 문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에코뮤지엄에 속하는데 이는 없다가 있는 것이 아닌 항상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우리 곁에 있었던 것이다. 이를 다시 보는 것, 이를 다시 느끼는 것, 이를 다시 아는 것 이것이 재발견, 에코뮤지엄이다.

  에코뮤지엄이 되는 경기만은 한반도 중부에 위치한 북으로 황해도와 남으로 인천광역시,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아우르는 반원형의 거대한 만으로 거리는 100km이며, 복잡한 해안선은 길이는 약 528km에 이르고 크고 작은 섬이 200여 개로 이루어진 대단위 지역이다. 

  답사는 시흥에코뮤지엄으로 호조벌(보통천, 연꽃테마파크)에서 시작하여 시흥시 정왕동 곰솔누리숲(중앙완충녹지)을 돌아보고 이어 안산에코뮤지엄으로 대부도에코뮤지엄센터(일제강점기 대부면사무소)와 화성에코뮤지엄은 제부도 제비꼬리길, 제부도 아트파크 등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화성에코뮤지엄은 크게 화성시 제부도와 매향리 쿠니사격장(미군은 동네 지명인 '고온리' Koonny를 발음하지 못해서 쿠니로 발음하여 사격장 이름을 지었다)을 정책적으로 관주도의 에코뮤지엄의 전형이다. 오늘 찾진 않았지만 매향리는 오랫동안 미공군의 사격장으로 6.25 한국전쟁 이후 상흔이 현재 진행형으로 고스란히 남겨졌던 곳이다. 어린 시절 매향리 인근에 살았던 경험으로 보면 처음 보는 신식의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가 수시로 저공비행으로 날아 들었고 야간에도 조명탄을 투하하며 기총사격은 물론 거대한 폭탄도 실험하였다. 낮잠을 자다 창문이 마구 흔들려 지진이 난 줄 알았던 일이 허다했다. 직선 거리로 4~5km 떨어진 우리 마을 덕다3리 문화촌이 그랬으니 바로 옆인 매향리는 어떠했을지는 알만하다. 때문에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반미시위가 치열하게 전개되며, 매향리가 국제적으로 일본의 오키나와 미군기지와 비견될 정도로 이슈가 되었던 곳이다. 결국 사격장은 폐쇄(2005)되었다. 이러한 곳을 화성시는 평화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늘 찾은 제부도는 지형이 젖꼭지처럼 생겨서 젖부리라고 한 것이 젯부리가 되고 제부도(濟扶島)가 되었다. 또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들은 부축하여 건넌다는 뜻인 제약부경(濟弱扶傾)에서 제부가 나왔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지명은 인위적인 작명보다는 자연발생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경기도 땅이름 이야기', 경기학광장 2호, 2019, 94쪽) 제부도는 제부모세로 불리며 바닷길이 열리는 체험으로 인기가 높은 관광지였는데 상업적 이윤 추구가 과도하고 음식도 맛이 없어 쇠퇴한 관광지의 전형이었다. 이러던 것을 화성시와 주민들이 전문적인 문화기획자와 협업하여 제부도를 하나의 경관디자인을 하여 새롭게 탈바꿈 시켰다. 영어철자 J를 모티브로 제부도의 안내판, 디자인을 모두 깔끔하고 심플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나무데크로 조성한 해안산책로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다 경관을 잘 조망 할 수 있도록 강화 투명판넬을 적절히 활용하여 안전성과 조망권을 확보하였고 산책로 중간중간 제부도의 특징이나 이야깃 거리를 심플한 디자인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나름 지루하지 않은 산책로로 꾸몄다.

  그리고 제부도의 에코뮤지엄의 센터와 같은 기능을 컨테이너로 짠 제부도 아트파크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래칸 공간은 음악회,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분기별 신경 쓰고 있고 위 칸은 휴게공간으로 시원한 바닷바람과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놓았는데 이 모두가 전문가의 디자인이 결합된 산물이라고 한다. 때문에 제부도는 과거 20년전 모습과는 딴판이다. 모래사변에 즐비하던 횟집과 조개구이집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건축을 한 해변 카페가 드러서고 있다.

  이러한 화성에코뮤지엄의 특징은 화성시라는 관주도형 정책사업으로 일정한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주민주도형인 시흥에코뮤지엄과는 대척점이다.  이는 제부도가 가지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한때 제부도는 '제부 모세'라고 하여 바닷길이 열리는 관광지로 주목을 받았다. 그 이후 제부도는 조개구이집 등이 난립하고 갖은 호객행위와 쓰레기, 바가지 상술 등 끝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2000년대 이후 쇠락한 어촌이 되었다. 사실 재생이 필요한 곳은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없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말이 난무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지 않던가? 제부도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제부도의 변화를 모색하면서 여러 목소리가 상충되고 결국은 공공디자인을 목적으로 소다미술관(장동선) 팀에서 칼을 빼들었다. 뭐든 쓰레기든 가득 차있던 제부도에서 '비우기' 버리기 시작해서 제부도의 상징이던 소라, 회 조형물 마저 없앴다. 그리고 '문화예술섬'을 만들자는 기획으로 제부도를 나타내는 디자인을 담아 혁신을 이루게 되었다. 이렇게 공간은 공공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혁신되었고 이제는 주민들이다. 제부도의 지속가능한 공간으로서의 실질적인 탈바꿈을 시작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