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매향리평화기념관, 궁평리 해안, 서해랑 제부도해상케이블카
문화관련자에게는 경기도 서남부 해안 일대는 경기만에코뮤지엄으로 친숙한 곳이다. 경기만에 걸친 경기도 화성시와 평택시, 안산시, 시흥시 등 경기문화재단과 각 지자체들의 문화 등 여러 기관과 손을 맞잡고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쳤다. 여기 화성시는 미공군 쿠니사격장이 폐쇄되고 매향리평화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매향리 농섬은 한국전쟁 이후 폭격의 섬에서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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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해상사격장(농섬과 일대 바다)과 육지사격장(관측소 앞 농지로 현재 공원)에는 평화생태공원이 만들어지고 미군이 주둔하던 관측소에는 일부 시설을 남겨 놓고 한켠에 평화기념관이 들어섰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건축물이다. 빨간벽돌도 인상적이지만 흰색 건물은 마치 피사의 사탑과 같은 느낌을 준다. 딱 봐도 전망대 시설로 보이는데 화성시 관계자 설명으로는 전망대 건축물이 아닌 등기 안된 조형물이라고 한다. 매향리 사격장에서 살다간 원혼들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탑이라는 설명이다.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 1943 ~ )는 건축을 하는 사람들은 친숙하나 일반인들은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설계한 서울의 '교보타워'하면 '아' 하고 생각나는 사람이다. 화성시에는 그의 또 다른 대표 작품인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건축이 유명하다. 그는 대성당 건축에서 '세계에서 전쟁, 난민, 순교가 계속되고 있고 이를 위한 기도 공간은 아름다운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건축하였다고 밝혔는데, 이는 그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건축에 대한 생각이 반영된 결과이다. 보타가 생각하는 건축의 역사는 교회의 역사로 생각하고 이러한 가치관은 그가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다양한 종교건축에 참여하며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그는 '영혼을 위한 건축'가로도 유명한데 그가 사용하는 붉은벽돌은 자연재료인 흙으로 땅을 의미하는 그의 대표적인 표현이다. 건축 재료로서 내구성도 좋고 그가 가지고 있는 교회와 영혼 등 건축이상을 표현하는데는 이 만한 건축재료가 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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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평화기념관은 빨간벽돌을 쌓아 회랑을 만들고 그 사이 삼각형의 공간을 두어 밖의 공간에 대한 액자적 구성을 표현한 것이고 기념관 전체 구조는 평화생태공원 전체를 담는 바구니를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 장중함과 엄숙함, 기하학적인 표현과 구성은 매향리평화생태공원을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느낌을 준다. 다만 내부 건축물 공간에 들어가서는 매향리의 칼바람이라 불리는 겨울의 한기를 극복하는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고 이밖에 공간 활용에 대한 고민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매향리 원혼을 위한 위령탑, 전망대는 계단이 주통로이나 엘리베이터 시설이 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이용이 가능하다. 7층의 구분을 두고 있지만 실제 건축상 15층 높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꼭대기에서 보여지는 주변 경관은 매우 뛰어나다. 농섬이 바라다 보이는 너른 남양만과 서해바다, 그리고 당진과 잇닿은 서해대교와 평택, 당진항, 북으로 화성호방조제와 궁평항, 지역의 대표 지형인 쌍봉산에 이르기까지 주변지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최고의 풍광을 선사한다.
궁평항은 회센터, 인근 섬(입파도, 국화도 등)으로 가는 여객선의 주 출항지로 유명한데 경관으로는 화성시 최대의 모래해안(사구)이 유명하다. 고온항(매향리)에도 짧게 모래해안이 있지만 여기에 비할데는 아니다. 게다가 사구 위로는 병풍처럼 해송도 잘 가꾸어져 있다. 날씨가 좋고 계절이 좋으면 서해안 일몰이 장관(화성8경 궁평 낙조)이라서 차박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화성방조제가 생기고 조류의 변화가 생겨 해안 모래가 유실되고 있다. 반면에 방조제 앞 바다에 모래톱이 발달하고 있는데 자연의 조화는 사람이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모래 유실과 함께 해안 곳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잘 살펴보면 대부분 어구 종류들이다. 인간 탐욕이 빚는 자연의 경고이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인근에는 '화성 씨랜드청소년수련원화재사건(1999)'부지도 있다. 그 너머에는 수도권 대표 해양체험관관마을인 백미리 어촌마을이 있다. 백미리 어촌마을 어귀에는 제부도로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염전 등 해안풍광을 즐길 수 있다.
2021년 12월 23일 서해랑 제부도해상케이블카가 개통되었다. 제부도에서 육지로 나가는 길은 케이블카 이전에는 육로로 썰물로 물이 빠진 뻘을 가로질러 나갔다. 1993년에 2차선 시멘트 도로가 깔렸고 1988년에 처음 1차선 시멘트 포장도로가 났다. 1966년부터는 뻘인 감길에 돌을 쌓아 다녔다.(폭 60cm) 그 이전 제부도 사람들은 겨울이면 짚을 부드럽게 빻아서 발가락을 감싸고 짚신을 신고 제부도 맞은편 서신면 송교리로 나갔는데 이를 '감발'이라 하고 이렇게 나간 길을 '감길'이라고 했다. 바로 이 길이 '제부 모세'이다. 뱃길로는 마산포(송산면 고포리)로 나갔다. 이곳이 바로 1882년 임오군란 후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납치되었던 곳이고 대하소설 '먼동(홍성원, 1991)'의 배경이다.
총 연장 2.12km의 전곡항에서 제부도를 서해랑 케이블카는 최대 10명이 탈 수 있고 편도로 10분 가량 걸린다. 케이블카 선택과 요금은 바닥의 투명이냐 아니냐로 구분되고 화성시민이면 비용이 할인된다. 왕복으로 할 경우 보통 전곡항 승강장을 이용하나 평일에도 주차장이 매우 혼잡하다. 제부도 승강장은 한산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제부도로 갈 때는 그 아래 감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물결이 이는 모습에서 서해랑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이유가 납득된다. 서해랑은 섬'서(嶼)', 바다'해(海)' 물결'랑(浪)'이 합쳐진 이름이다. 제부도는 한때 제부 모세로 인기에 힘입어 화성시의 대표 관광지였으나 90년말부터 조개구이집의 난립으로 바가지 상혼의 원성이 자자해지며 쇠퇴의 쇠퇴를 거듭하던 곳이다. 그런 이곳이 천지개벽하였다. 바로 소다미술관(화성시 화산동)의 공공디자인을 통해 문화예술의 섬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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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항은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되기 전 요트와 관련해서 특화된 관광지다. 케이블카의 설치로 관광특화에 있어서는 신의 한 수가 된듯하다. 물론 자연생태 등 환경측면에서는 전곡항 고렴산 주변해안절벽이 백악기에 형성된 탄도분지로 송산 공룡알화석지와 이어지는 중요한 지질환경이자, 여러 철새 등이 지나는 길목으로 자연환경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곳이다. 민간투자사업으로 420억이 투입되었는데 현재까지는 순조롭다.
제부도 승강장에서 해상케이블카를 내리면 아직 주변 정리가 덜 된듯 하다 제부도 동남쪽 해안로는 인도와 차도 등이 정비가 되었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걷는 제부도 등대 방향 동북쪽 해안로는 인도가 구비되지 않았다. 남쪽보다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인데 아직도 정비가 되지 않아 아쉽다. 이렇듯 케이블카가 동쪽 제부도 감길 입구에 있지만 차라리 제부도 정상에 설치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아쉽다. 환경상.. 건축상.. 안전상..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은 하나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공공디자인이 시작되는 제부도 해안산책로(제비꼬리길)를 걸어 완주하는 것은 차후로 미루고 보트 선착장(제부 마리나)을 지나 있는 앵커커피를 들려 제부리카노를 들이킨다. 기존의 커피에 들어가는 물보다 염분을 높인 물은 그 차이로 이미지와 맛을 더하는데 청량감 있고 달고, 짜고, 쓰며 맛있다. 길손들이 제부도 한바퀴 돌고 마시면 떨어진 당과 염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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