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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음주, 끽연의 대가!

달이선생 2009. 11. 2. 19:34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記略 일명 선원보략)에 나오는 정조 어진

  선원보략은 조선 왕실(王室)의 족보(族譜)로 숙종 때 처음 간행하여 역대 왕이 새로 즉위할 때마다 중교(重校)·보간(補刊)하였으며 1897년(고종 34)에 합간(合刊)하였다. 총서(總敍)·범례(凡例)·선계(先系)·계서도(繼序圖)·세계(世系)·팔고조도(八高祖圖)등이 수록되었다. 여기에 정조 어진도 있다. 우리가 흔히 본 모습의 어진이 아니다. 마치 삼국지에서 나오는 장비가 연상되듯 무인의 기풍이 흐른다. 실제로 정조는 활을 잘 쏘고 병법(무예도보통지 편찬)과 무예가 출중하였는데 그 아비인 사도세자도 걸출하였고 특히 관운장의 언월도를 잘 다루었다고 한다.

  정조 어진은 1910년 일제가 화성행궁 화령전에 모신 것을 창덕궁으로 옮기고 이후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 중 화재로 없어졌다. 현재 널리 알려진 정조 어진은 우당 이길범의 상상도(1989년, 경기도 수원시 효행기념관 소장, 표준영정)이다.

 

 정조 표준 영정

 

 

  조선 제 22 대 임금 정조는 술과 담배에 대한 애정이 깊은 임금이었고 애주가 및 애연가였다.

 

  술에 관한 일화로
  정조는 불취무귀(不醉無歸)라는 말을 하였는데 " 같이 술을 마신 신하에게 대취하지 않았으면 돌아갈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 또 음식이 남으면 싸서 신하들에게 줄 만큼 자상한 임금이었다.

 

  또한 정조의 효심에 대한 일화로
  "자기 어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의 어버이를 미워하지 않으며, 자기 어버이를 공경하는 사람은 감히 남의 어버이를 업신여기지 않는 법이다." 라고 하듯 매우 효심이 깊었다.

  따라서 정조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갈등, 그리고 어머니 집안과 아버지의 갈등 집권 기간 내내 노론과의 갈등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담배를 무척 좋아하였다.

 

 

  다음은 홍재전서에 나오는 담배에 관한 정조의 글을 번역한 것이다. 담배에 대한 정조의 깊은 애정에 따른 예찬론이다. 
 

홍재전서 제52권 책문 5 남령초편


  왕은 말하노라.
  여러 가지 식물 중에 사용함에 이롭고 사람에게 유익한 것으로는 남령초만 한 것이 없다. 이 풀은 《본초(本草)》에도 실려 있지 않고 《이아(爾雅)》에도 보이지 않으며, 후세에 나와서 약상자 속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다. 일찍이 논의하여 보니, 맛은 제호(醍?)를 깔보고 향기는 난지(蘭芷)를 얕보며, 술에 비교하면 관중(管仲)의 실언한다는 잘못은 없고 선왕의 합환(合歡)한다는 취지가 있으며, 차에 비하면 왕몽(王?)이 억지로 마시게 하는 괴로움은 없고 선가(仙家)에서 즉시 쾌유하는 효과가 있다. 현산(玄山)의 수수[粱]와 부주(不周)의 벼[稻]는 종자는 훌륭하나 이것이 아니면 답답한 마음을 틔우지 못하고, 곤륜(崑崙)의 네가래[?]와 구구(具區)의 무우[菁]는 음식으로는 진기하나 이것이 아니면 울적한 기분을 소통시키지 못한다. 동파(東坡) 시에 나오는 삼팽(三彭)의 악도 이것을 기다려 구제(驅除)하는데 비자(榧子)의 약효가 오히려 이것에 비해 미약하고, 의문(醫門)에서 말하는 한담(寒痰)이 응결된 것도 이것으로 융화시키는데 백매(白梅)의 약효도 이보다 못하다. 민생에 이용되는 것으로 덕이 이에 필적할 만하고 공이 이에 짝할 만한 것이 더 있겠느냐.
  지금 사람의 지혜는 매번 옛것에 편당이 되어 가짜 옥이나 위조된 보물을 상(商) 나라나 주(周) 나라의 것이라고 하면 겹겹으로 싸서 보배로 여기지 않는 적이 없으면서 유독 이 풀만은 아예 비천하게 보고 매우 하잘것없는 것으로 여기며 더러는 수치로 여기고 가까이하지 않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이 풀이 부정한 풀이란 말이냐? 예가 아닌 물건이란 말이냐? 하후씨(夏后氏)가 일찍이 배척한 것이냐? 향당편(鄕黨篇)의 먹지 않는 음식의 범주에 드는 것이냐? 목면(木綿)은 늦게야 서역(西域)에서 나왔으나 누구나가 모두 그것으로 몸을 감싸며, 수박[西瓜]은 근년에 회흘(回紇)에서 들어왔으나 사람이나 귀신이나 모두 그 즙액을 마신다. 물품이란 진실로 사용에 편리하고 생활에 윤택한지를 따질 뿐이니, 굳이 옛날과 지금, 중화(中華)와 이적(夷狄)을 거론할 필요가 있겠느냐.
  나는 어릴 적부터 다른 기호품은 없었으나 오직 책 읽는 것을 좋아하였으니, 연구하고 탐닉하느라 마음과 몸에 피로가 쌓인 지 수십 년에 책 속에서 생긴 병이 마침내 가슴속에 항시 막혀 있어서 혹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하였다. 그리고 즉위를 한 이래로는 책을 읽던 버릇이 일체 정무(政務)로까지 옮겨져서 그 증세가 더욱 심해졌으므로 복용한 빈랑나무 열매와 쥐눈이콩만도 근이나 포대로 계산하여야 할 정도였고, 백방으로 약을 구하여 보았지마는 오직 이 남령초에서만 힘을 얻게 되었다. 화기(火氣)로 한담(寒痰)을 공격하니 가슴에 막혔던 것이 자연히 없어졌고, 연기의 진액이 폐장을 윤택하게 하여 밤잠을 안온하게 잘 수 있었다. 정치의 득과 실을 깊이 생각할 때에 뒤엉켜서 요란한 마음을 맑은 거울로 비추어 요령을 잡게 하는 것도 그 힘이며, 갑이냐 을이냐를 교정하여 퇴고(推敲)할 때에 생각을 짜내느라 고심하는 번뇌를 공평하게 저울질하게 하는 것도 그 힘이다. 일찍이 범희문(范希文)의 '공적을 논하면 뜰 앞의 명협(蓂莢)에 부끄러울 것 없다[論功不愧階前蓂]'는 시구를 암송하면서 어쩌면 이 남령초를 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고, 또 두자미(杜子美)의 '차를 서초(瑞草) 중의 으뜸으로 칭한다[茶稱瑞草魁]'는 시구를 암송하면서 두자미에게 이 남령초(南靈草)를 보게 하였다면 어찌 쉽사리 차를 으뜸으로 여겼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더구나 일원(一元)의 기운이 점점 요박(?薄)하게 되어 가면서 정영(精英)한 혈기의 순환이 항상 음식물의 조탁(粗濁)함을 이기지 못한 지 오래되었으니, 신분의 귀천과 체질의 강약과 풍토 따위가 일체 담(痰)을 앓게 하는 것도 역시 필연적인 형세이다. 그렇다면 적셔 주고 마르게 하는 공적은 이 풀이 아니라면 어느 것이 으뜸이겠느냐.
  대저 천지자연의 마음은 지극히 인자하고 만물의 영장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천지자연은 사람에게 이익을 도모하고 해로움을 제거하는 것을 마치 미치지 못할 듯이 한다. 이 풀이 이러한 시기에 나온 것으로도 충분히 천지자연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냐. 군주가 하늘의 도리를 도와서 이루는 정치에 있어서 또한 어찌 몸소 솔선하여 멀고 가까운 곳에 미치게 함으로써 천박하고 고루한 시속의 견해를 변하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월령(月令)에 싣고 의방(醫方)에 기록하도록 명하며 우리 강토의 사람들에게 권장하여 그 혜택을 함께하고 그 효과를 넓힘으로써 조금이라도 천지자연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 보답하려고 한다. 지금 자대부(子大夫)들에게 친히 책문으로 묻는 것은, 한편으로는 자대부들이 속된 견해에 매이지 말라는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자대부들로 인하여 이 풀의 유래에 대하여 들어 보려고 하는 것이다.
  중국 사람은 남령초라고 부르고, 동방 사람은 남초(南草)라고 부르며, 민인(?人)은 연엽(煙葉)이라고 부른다. 또한 박물가(博物家)들은 연다(煙茶)라고 하기도 하고 연초(煙草)라고 하기도 하는데, 어느 것으로 정확한 명칭을 삼아야 하겠느냐? 당초에는 이 풀의 성질이 술을 깨게 하고 기분을 안정시킨다고 하여 죽통(竹筒)에 넣고 불을 붙여 연기를 흡입하여 보았는데, 매우 신기한 효험이 있었으나 독이 있을까 염려되어 감히 가벼이 시험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그후에 그 효능을 알아낸 자들은 대부분 말하기를 간장을 억제하고 비위(脾胃)를 도우며 마비 증세를 없애고 습담을 제거하니, 사람에게 유익함은 있어도 실제로 독은 없다고 하였다. 점차 세상에 성행하게 되고 심지어는 말 한 필과 남초 일근(一斤)을 바꾸기도 하며, 지금에 와서는 곳곳에 재배하고 사람마다 효험을 보고 있는데, 금지하자는 것이 무슨 말인가. 쓰임에 유용하고 사람에게 유익한 것으로 말하자면 차나 술보다 낫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본초(本草)》 중에는 색상이나 취미(臭味)가 오늘날의 이름과 맞지 않는 것이 많이 있는데, 이 풀도 실지로 본초에 있는 것인데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하니, 이 말은 어떠한가? 그리고 어떤 이는 "당 나라 태종(太宗) 때 흥경지(興慶池) 남쪽의 술을 깨게 하는 풀이라는 것이 이 종류가 아니겠느냐. 중원(中原)에는 예로부터 있어 왔는데 단지 박식한 이를 만나지 못하였을 뿐이다."라고 하는데, 이 설은 또한 어떠하냐? 자대부들은 들은 것을 다하여 여러 방면으로 인용하고 곡진하게 증명하여 보아라. 내 친히 열람하리라.


[주D-001]관중(管仲)의 …… 잘못 : 제(齊) 나라의 관중이 환공(桓公)으로부터 술잔을 받고 그 절반을 버리면서 '술을 마시면 실언을 하게 되고 나아가서 몸을 버리게 된다'고 말한 고사가 있다. 《管子》
[주D-002]왕몽(王?)이 …… 괴로움 : 진(晉) 나라의 사도 왕몽이 차(茶)를 좋아하여 찾아오는 사람마다 차를 마시게 하니, 사람들이 괴롭게 여겨 그를 방문하게 되면 '오늘은 수액(水厄)을 당하는 날이다'라고 했다. 《洛陽伽藍記》
[주D-003]현산(玄山)의 …… 벼 : 현산과 부주(不周)는 좋은 곡식이 생산된다는 전설상의 산 이름이다.
[주D-004]곤륜(崑崙)의 …… 무우 : 곤륜과 구구(具區)는 좋은 채소가 생산되는 지명으로 보인다.
[주D-005]동파(東坡) …… 악 : 소동파의 시에 나오는 '구양삼팽구(驅攘三彭仇)'니 '고사삼팽구(槁死三彭仇)'니 하는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삼팽이란 도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삼시신(三尸神)으로, 늘 사람의 몸속에 있으면서 죄악을 살피고 있다가 경신일(庚申日)이 되면 상제(上帝)에게 아뢴다고 한다. 《宣室志》
[주D-006]향당편(鄕黨篇)의 …… 범주 : 《논어(論語)》 향당(鄕黨)에 나오는 내용이다. 공자는 상한 음식이나 빛깔이 나쁜 음식, 냄새가 나는 음식, 요리가 잘못되었거나 제철이 아닌 음식은 먹지 않았다고 한다.
[주D-007]흥경지(興慶池) …… 풀 : 흥경지 가에 있었다고 하는 풀이름으로, 술 취한 사람이 향기를 맡으면 술기운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開元天寶遺事 醒醉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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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및 원문 출처 :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