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눈이 떠진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다보니 몸에 익었나 몸은 천근만근인데.. 이른 시간이지만 환하다.
주섬주섬 더듬으며 문을 열고 마당에 나가니 눈이 부시다. 신눈을 찡그리고 한참을 서 있으니 점점 시야가 맑아진다.
음.. 싱그러운 바람냄새..
탁트인 마당에서 앞에 너른 밭을 보니 노오란 것이 하늘 거린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꽃다지다.
"어 이건 꽃다지"
2010년 봄 마리에서..
"달이샘 모하노? 저게 뭔 줄 알아 꽃다지야"라고 지난 봄에 말해주던 농샘..
이렇게 처음 요녀석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봄철 주변에서 아주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 난 그들에 이름 조차도 몰랐다.
봄에는 유명한 벗꽃, 의례 진달레, 개나리, 목련이 이야기되지만
정말 내곁에 말없이 봄을 알리고 나를 반기고 있던 녀석이 꽃다지였다는 것을 알았다.
꽃다지라는 말은 대학 때 민중가요를 부르면서 민중가요 소리패의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 정확이 이들이 이런 이름을 쓴 이유는 모르지만 왠지 알 것 같다.
소박하게.. 조용하게.. 잔잔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오르락 내리락 변덕스런 날씨를 받아주며 싹을 틔우고 노오란 꽃을 피어낸다. 우리들이 잡초라 부르는 친구들 꽃다지..
우리네 모습을 너무나 닮은 소박한 이웃 꽃다지..
우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이 곁에 있음을 보지 못하고 멀리에서 찾는다. 이런 어리석음이야..
꽃다지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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