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샘의 역사나들이(답사)

단재 신채호 선생 묘 및 사당

달이선생 2024. 9. 21. 00:08

단재 신채호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로 혁명가이다.

역사를 공부하며 스승으로 가슴에 새기고 숱한 나날을 보내고 드디어 2024년 9월 15일 선생의 묘와 사당에 배알한다.

선생이 묻힌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의 귀래리 고두미 마을은 신숙주의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룬 곳이다. 따라서 고령신씨인 선생의 본향이다. 태어난 것은 대전의 할아버지에 외가였지만 자란 고향은 선생이 묻힌 고두미 마을이다.

1936년 2월 21일 뇌일혈로 쓰러지고 25일 무슨 작전을 하듯 선생이 자란 집 터에 급히 매장된다. 일제하 일제 호적도 거부하고 독립운동을 하다 죽은 선생의 시신은 여느 장사와 같은 상황으로 처리할 수 있는 노릇이 아니었다. 그래서 면장을 하던 집안 사람의 보증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나올 수도 있었으나 친일파의 덕을 볼 수 없다며 한사코 거절하시다 쓰러지고 결국엔 그의 힘으로 묘를 쓴 것이다. 조국이 독립되지 않았으니 친일파이나 그의 덕을 볼 수밖에 없던 선생의 처지가 꼭 우리 나라, 역사와 같다.

청주에서 괴산으로 넘어가는 큰 길에서 좌측으로 2km 이상 좁은 길을 타고 가면 그 끝에 작은 마을이 나오고 언덕에 단재기념관이 나오고 그 뒤로 사당이 보인다. 사당 뒤로 처음 썼다는 묘 터가 공터로 있고 그 너머에 석축을 쌓아 너른 터를 마련한 단재 선새의 묘소가 있다.

사당에서 보는 보는 모습은 큰 산이 병풍처럼 서있고, 새로이 쓴 묘소 앞으로는 산이 겹겹이 둘러싸는 명당자리의 기운이 느껴진다. 산세가 험악하지 않고 높지만 차분한 모습이다.

묘소는 선생이 자치통감을 떼자 그 기념으로 할아버지가 심었다는 모과나무 아래 이중의 날개 아래 묘소가 있고 묘표, 혼유석, 상석, 향로석 2기가 놓이고, 신도비와 같이 우뚝 솟은 사적비가 선 그 양 옆으로 문인석과 망주석 한쌍이 서있다. '단재신채호지묘'라고 쓴 묘표는 단촐하나 선생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무덤의 묘제석물 중 단연 으뜸이다. 당대 최고라는 한용운(韓容雲)·오세창(吳世昌)·신백우(申伯雨) 등의 작품이니 당연하다. 특히 개화당 오경석의 아들 오세창 선생은 글씨로 일가를 이룬 분이니 더욱 그런데 전서 비슷한 글씨체가 오세창 선생의 글씨가 아닌가 한다.

선생의 묘소에 참배를 하고 사당에 들어 분향을 하였다. 올해 초 선생의 공훈전자사료관에 해당 인사를 하는 곳이 있어 찾아서 꼭 선생의 묘소를 찾노라고 했는데, 이렇게 선생의 묘소를 찾고 사당에 배알을 하니 너무나 감개무량하다.

같은 집안으로 독립운동을 했던 신성휴라는 분의 무덤이 대전현충원으로 옮겨졌다는 비석이 눈에 띈다. 신성휴 지사는 인근 미원명 장시에서 3.1운동을 주도하였다.

 

1880년에 나신 선생과 꼭 100살 차가 된다. 없는 연도 갖다 붙이고 싶은데 우연히도 생년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선생을 뵈올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날씨가 처서가 지났지만 폭염인 가운데 단재기념관을 지나 동상을 보고 사당 우측 산길로 옛 묘자리 넘어 새로이 자리 잡은 선생의 묘소를 바라본다. 가슴이 울컥하며 선생 묘 앞에 넙죽 업드린다. 그렇게 사배를 하고 서니 무덤 뒤 선생이 자치통감을 떼자 할아버지가 심어줬다는 모과나무가 서있다.

묘를 돌아나와 사당에 들러 선생님께 분향하였다. 앞선 길손이 남긴 글에서 나라가 망할 거 같아 답답해서 찾았다는 글이 절절하다. 사실 선생님을 가슴에 품은 것은 선생님의 높은 식견과 안목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혈기방장 할 때 역사를 한다고 역사학도라고 자부하면서 총기를 부릴 때 가슴을 울렸던 말씀이었다. 성리학자로서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생각이 바뀌고 깨어있었을까 탄복을 하였다. 선생의 일침은 오늘 우리들도 지금도 자유롭지 못하다. 답답하다.

참배를 마치고 단재기념관에 들른다.

애국지사고령신공휘성휴지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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