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샘의 역사나들이(답사)

제주도1(큰엉, 표선해수욕장, 성산일출봉, 옥매광산 노동자)

달이선생 2019. 4. 17. 21:00

제주도1

2019년 4월 17~19일

 

  제주도는 근 10여 년이 되어 가는 것 같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 뿐인가 나 역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0년에 찾았던 제주도는  화순 모슬포 올레1길로 상방산과 하멜 기착지, 일제 강점과 태평양 전쟁의 상흔인 알뜨르

비행장 등이 인상 깊었다.

  이번에 찾은 제주는 자유여행과 속한 기관의 연수를 병행해서 다녀왔다. 김포공항에서 간단히 수속을 마치고 에어부산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향했다. 창아래 펼쳐진 광경은 오랜만에 보는 땅아래 풍경이다. 제주항로는 강화로 가서 인천공항

을 거쳐 서해안으로 나아갔다. 덕분에 일하는 시흥시를 거쳐 내 고향 삼괴까지 낯익은 풍경을 바라보며 나아갔다. 

  첫날은 제주공항에서 렌트카를 찾아 다같이 점심을 하고 조별로 자유여행을 했다. 우리 조는 큰엉경승지를 갔는데

제주말로 '엉'이 절벽을 뜻한다고 한다. 화산이 분화하여 용암이 급히 식어 만들어진 까만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이다.

누구말로 자살하기 딱 좋다. 아래에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이어 표선해수욕장을 들려서 십이지상 등 여러 조형물을 보고 음료도 나눠 마셨다. 그리고 나서 제주 시내에 제주목관아

를 가보고자 길을 나섰는데 성산일출봉이 자꾸 걸려서 길을 돌려 갔다. 가는 길에 제주에서 큰 논란이 된 비자림 벌목현장

을 지났다. 대단위 말농장이 있어 말똥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그곳에 비자림이 잔뜩 베어져 있었다. 길이 막혀 기존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려고 한 것이라는데 뭐랄까 꼭 비자림을 베어버리면서 길을 넓힐 이유가 있나 싶다. 물론 주민들

은 관광객이 많이 오는 때는 불편도 하겠다만 뭍사람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가 뭔가 자연과 휴식, 느림이다.

  제주는 이제는 아닌 거 같다. 여러 해전 MBC의 인기 다큐 ??의 눈물이 있었는데 제주 역시 제주도의 눈물이 아닌가

곳곳이 개발에 파괴된 환경들.. 또 가자고 한다면 글쎄 제주가 아닌 다른 섬을 추천하고 싶다. 제주의 오늘과 미래는 내가

아닌 그곳에 터전을 이룬 사람들의 몫이다. 당신들 선택이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성산일출봉을 찾았다. 사진 찍기 좋은 곳에 이미 사람들이 많다. 제주에 왔으니 말도 타라고 돈 몇푼에 망아지 낀 말이

연신 애를 쓴다. 상방산 일대 역시 일제가 미군을 상대로 옥쇄하고자 대단위로 만든 전투기지였는데 이곳 역시 일제가

최후의 일전을 위해 자살특공대로 폭약을 가득 실은 소형선을 숨겨둔 동굴진지가 성산일출봉 아래 절벽에 뽕뽕뽕 뚫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그리고 일행도 많이 갔지만 저 환경이 눈에 들어오는 건 나뿐인가보다

 

  태평양 전쟁 막바지에 일제는 연합군 미군을 상대로 오키나와에서 옥쇄를 시작으로 본토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특히 제주도는 미군이 본토 공격을 갈 때 일제의 최후 보루로 생각하고 대단위 방어진지를 구축하는데 이곳에 위치한 동굴진지가 바로 당시 일제가 구축한 방어시설이다.

  TVN 유퀴즈 30화에서 옥매산 광산노동자 해몰사건의 생존자 김백운(92, 목포거주)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제주도 모슬포와 성산일출봉 동굴진지 등은 김백운을 포함한 옥매산 광산노동자가 강제동원되어 이루어진 공사였다. 옥매산 광산노동자는 해남 옥매산의 일제의 공군기 제작 원료인 알루미늄 생산을 위한 명반석 채굴지로 김백운은 18세 때 강제징용을 당하여 2교대로 24시간의 중노동을 하였다. 그러던 중 일제 군인과 경찰의 경비가 삼엄한 가운데 포구에 집합하여 제주도 모슬포로 왔다고 한다. 제주로 가지 않기 위해 도망친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가족들이 갖은 고초를 당하고 끌려 왔다고 한다. 이처럼 옥매광산 광산노동자가 강제동원된 것은 바로 모슬포에 동굴진지 등을 구축하는데 동굴 등을 파는 기술을 가진 광산노동자가 적임자라 하여 동원된 것이다. 이때부터 모슬포, 성산일출봉 아래 등 제주도 해안 곳곳의 해안진지를 팠다고 한다. 

  해방되고 일제 관리자는 815해방을 마치 휴전이라고 거짓을 이야기하며 이들을 안심시켰는데 이틀 후 광복 소식을 접한 김백운 등은 "살았다"고 생각하였다. 이후 해남에서 같이 떠나온 조선인 동료 등은 귀향을 준비하는데 전쟁 중 일본 군수선 등은 대부분을 미공군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어려운 가운데 한 달 후 250여명은 작은 목선을 통해 귀향을 하였다.  이렇게 마련된 배는 귀환 도중 3번의 기관 고장 이후 불이 나면서 침몰하고 승선자 118명이 죽는 해난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고된 노역에도 불구하고 귀향 때 가지고 갈 미역을 준비한 사람들이 많았던 터인데.. 그 사이 이들이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었다 바로 일본으로 가던 일제의 작은 군함 초계정이 조난을 당한 사람들을 구조하였는데 일본인 광산 관리자 등을 구조하고는 이들이 물에 빠진 이가 대부분 조선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것을 마지막으로 일제군함은 유유히 떠나버린다. 바다에 빠진 조선인들을 모른채.. 

http://haenam.grandculture.net/haenam/toc/GC07300421

 

옥매산 광산노동자 해몰 사건 - 디지털해남문화대전

[정의] 일제강점기 해남 옥매산의 광산노동자들이 1945년 8월 21일 제주에서 귀환하던 중 바다에 빠져 사망한 사건. [역사적 배경] 해남군 황산면 옥동리와 문내면 용암리 사이에 있는 옥매산(玉

haenam.grandculture.net

  이런 참혹한 역사가 많은 인과관계로 제주와 해남, 해남과 제주에 있지만 제주도 어디에도 같은 민족으로 같은 나라 안에서 강제징용 당하여 일제의 비인간적 처사로 참혹한 죽음으로 내몰렸던 역사적 사실은 올레길 어디에도 드러나 있지 않다. 제주올레길에는 자기들의 아픔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이웃한 해남 옥매광산에서 끌려와 모슬포 등 해안진지 동굴을 팠던 이들이 제대로 귀향조차 못하고 바다에서 죽어간 사실도 잘 알리지도 않고 있다. 제주에 와서 이 동굴진지 등 많은 전쟁유적이 무엇인지 한참을 찾았다. 그 흔한 설명판 하나 없어서 막연히 한국전쟁 때 유산인가 했다가 일제말기 유산이란 것을 알았다. 이제는 이곳을 위해 희생된 옥매광산 노동자의 희생도 한참이 지난 지금 방송을 통해 알았다.

  우리 시대 무엇이 잘못되었나 

말할 자격이 없어. 요새 어른으로서는 나라를 생각하는 어른이 없는데
요새 젊은이들에게 뭐라고 부탁을 하겠어
어른들 닮지마라 
정도(正道)를 가라는 것
나라를 지킬 수 있는 정도(正道)를 가라
-김백운 옹

  사실 성산일출봉이 제주의 유명한 경승지라서 소개가 많이 되어 있지만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전하는 것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잊혀져 가는 것이고 관심 밖인 것이다. 사진 찍은  곳에서 일출봉 쪽 그 아래 해안은 그냥 지나쳤지만

제주도의 큰 슬픔은 제주 4.3 학살 현장인 터진목이라는 곳이다. 기념비가 서 있어 알 수 있었는데 글쎄다.. 이것 역시

관심 밖이다. 나 외에는 말이다.

  동행한 일행들은 또는 많은 관광객은 이곳은 성산일출봉은 찾는 이유는 그 자체를 즐기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 일행은

제주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과 제주 술인 한라를 맛보는 '어른 체험'을 위해서였다. 이미 다른 조의 사무국장님들이

오셔서 문어 숙회와 해삼 등으로 여러 잔 나누고 나 역시도 문어 숙회와 술잔을 들이켰다. 이런 것도 사는 맛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