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1(한라산 백록담)
2019년 4월 17~19일
이른 아침부터 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한라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저기를 오른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7시에 호텔 조식을 먹고 바삐 준비를 했다. 다행히 동행하시는 사무국장님들께사 물이며, 김밥이며, 자잘하게 만반
의 준비를 다 해주시고 배낭까지 챙기셔서 나는 몸만 챙기면 됐다.
등산을 좋아한다. 하지만 혼자는 깊은 산이나 높은 산을 안 간다. 예전 지리산을 올라갔을 적에 짐승길을 구분 못하는
것을 보고 혼자선 절대 산에 가지 말자 다짐했던 터다. 운 좋게 한라산을 오른다. 남한의 최고봉 너무나 막연한 생각과
느낌..
산행의 시작은 성판악 코스로 시작은 가뿐하게 트레킹을 하듯 올라갔다. 산을 잘 타는 양주문화원 사무국장님의 뒤를
쫓아 12시 30분까지는 통과해야 하는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2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9시가 넘어 입구에서 올라 11시쯤
도착한 것이다. 다른 일행은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일찍 오르니 여유가 있어 발도 말리고 여유를 부렸다. 진달래밭 대피소에 다다르기 전에 나무데크 계단으로 이루어진
경사가 너무 힘들어 마의 구간이라며 투덜거렸다.
그리고 통상 1시간 반의 정상까지의 산행을 시작하였다.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하면서 모든 끝났고 모든 것을 성취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악이다. 경사로와 좀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돌덩이로 이루어진 길을 오르고 또 오른다.
힘이 넘칠 땐 돌이 안 느껴진 것인데 지금은 미치겠다. 너무 힘들다. 일행을 지나쳐 1시간만에 한라산 백록담에 올랐다.
서귀포시 전체와 한참 시끄러웠던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가 눈에 들어온다. 1900m의 고지에 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입구부터 정상까지 무슨 까마귀가 이리도 많지? 관광객의 먹거리가 부른 생태변화이지 싶다. 혼자 이리저리 백록담을
살폈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너무나 즐거웠다.
기쁨도 잠시 장장 10km의 산행이었는데 내려 가는 길 역시도... 그래도 하산길인데...
1000m 고지를 지나 속밭부터 여전히 4km를 더 가야한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프고 발이 아프다. 올라 올 땐
보이지도 않던 큼지막한 돌로 이루어진 길이 너무나 힘들다. 왕복 20여 km의 산행 한라산 백록담... 이 생에선 또 하지
말아야 싶다. 내려가는 길은 속밭에서 한 번 쉬고 3시간만에 내려왔다. 근데 너무 무리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속밭
에서 쉬면서 생각했다. 쉬면 더 아프다는 것을... 정상에서부터 천천히 무리되지 않게 내려왔어야 하는데 너무 과욕이
었다. 덕분에 19일에 집에 와서 일요일까지 다리가 아파 낑낑거리며 보냈다.
바보 같은 산행이었지만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경험은 성취했다. 물론 백두산은 차로 오른 길이지만... 하루빨리 북한
과 통행이 자유로워져서 자유산행을 하길 바라본다. 처음 갔던 천지의 맨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다행히 한라산은 처음이
지만 맨얼굴 뿐 아닌 제주 전역의 절경을 환희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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