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이야기

[탐방]예술대안학교 '화(花)요일아침예술학교'에 빠지다

달이선생 2011. 3. 24. 18:44

 

 2011년 3월 23일 수요일

 

  경기도 연천에 있는 대안학교 '화요일아침예술학교'(2011년 개교)를 찾았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사단법인 제정구기념사업회에서는 저소득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같은 생각으로 먼저 학교를 준비하고 설립한 화요일아침예술학교를 방문하였다. 이날 동행은 사)제정구기념사업회 박병구 사무국장님과 함께하였다.

 

  시흥 신천동 초록세상의 제정구장학회 사무실에서 나와 화요일아침예술학교가 위치한 경기도 연천을 찾아갔다. 서울외곽순환도로로 올라가서 자유로로 빠져 달렸다. 자동찻길은 잘 정비되어 막히지도 않고 잘 나갔다. 자유로에서 연천군 전곡읍 쪽으로 방향을 돌리니 고불고불 시골길이다.  그렇게 산골 꼬부랑길을 가다 푯말을 보고 1차선의 시멘트포장길을 접어들어 언덕길로 한참가니 산 꼭대기에 학교가 있다.

 

 

 

 

  자연지형의 변형을 최소한으로 하여 그 능선에 걸터앉듯 학교가 산자락에 앉혀있다. 건물외벽은 인공적 냄새가 나는 시멘트 고유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지만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린다. 산 꼭대기에 위치하여 바람이 세기가 대단하다. 그래도 산 아래 음지가 아니라 햇볕이 잘 들어 매우 밝고 쾌적한 인상이다.

  도착하니 밝게 미소로 맞아주시는 교감선생님, "시간 맞춰 오시는 분들이 거의 없는데 어떻게 잘 찾아오셨네요 허허"웃으신다.

 

  화요일아침예술학교는 천주교 홍문택(베르나르도) 신부님이 사재를 털어서 설립한 저소득층 자녀를 선발하여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예술학교이다. 따라서  학비는 무료이고 연천은 물론이요 근처 동두천 시내에서도 한참을 들어가는 외지에 있는 전원형 기숙학교다.

 

  현재 홍문택 신부님이 교장으로 복무하고 교감 선생님을 포함한 3분 상근선생님과 식당, 정원사 등 시설로 일하시는 분들, 각 과목을 재능기부를 하는 32분의 강사 선생님이 함께 한다.  재학생은 여학교이기에 여학생만으로 신입생 9명이다.

 

  학생들은 한달에 1번 귀가를 하여 학교 내 생활에서 상근선생님과 교장선생님과의 관계가 밀접하다. 특히 교장선생님인 홍신부님의 사제관은 당직자가 없을 시 학생들이 찾아와 방과 후 자율학습을 하는 등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경기도에 는 두번째로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로  여느 대안학교와 달리 학력인정이 되고 있다.

 

  학교의 운영경비가 얼마가 드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인건비만인지 학교 운영비 총액을 말하는지는 정확히 들을 순 없었지만 한달에 4,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대안학교답게 선생님 급여는 작고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강사 선생님들께 최소의 교통비가 지급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들어가는 운영비는 신부님이 조직한 후원인 6,000명에서 조달하고 있고 앞으로 남학교와 제3캠퍼스도 준비중이란다.

 

  (가칭)제정구학교(이하 '제정구학교')를 준비 중인 우리도 예술쪽으로 저소득 무료대안학교를 설립하고자 한다고 홍신부님께 말을 하니" 미술은 돈이 많이 든다. 음악으로 해라 음악이 덜 든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만큼 예술학교가 비용이 많이 들고 그런 준비없이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신부님 말씀중에

   

"우리의 학교를 만듭니다. 세상에는 학교들이 많아요 그런 다 똑같은 학교가 아닌 우리들이 만드는 학교, 우리의 학교를 만들어요."

"우리 학교를 화요일만 가는 학교로 아는데 화는 꽃 화(花)이며 우리 아이들입니다. 이런 꽃들이 어울려 세상을 그릴 것이기에 학교의

로고를 화자와 빠레뜨로 만들었어요"

 

 

 

"일전에 학생들이 과제를 안해서 그만 선생님이 화가 나 교실을 나갔는데 그렇게 자신의 화도 못다스리는 선생님은 필요 없어요.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좋은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는 예술학교지만 교육의 중심에 예술이 있는 것이 아닌 생활예절과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공부는 못해도 된다. 사람이 되야지"

"가난해서 미술을 못하는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일류 예술가를 만들고자 생각도 않습니다. 다만 그 친구들이 자기 삶을 예술로 만들어가는 생활예술인이 되어 사회와 지역에 예술을 통해서 자리매김을 하는 예술가를 키우는 것이 사명입니다."

 

  우리 시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학교는 어떤 학교가 되야는가?라는 원론적 고민을 하게 만든다.

 

  제정구학교설립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만들어야 할 학교는 어떤 학교가 되야는가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이 많고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화요일아침예술학교는 그 시설이 예술학교에 걸맞는 디자인과 건축으로 하나의 미술관처럼 보였다. 어쩜 성당도 무슨 미술관을 보는 듯한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을 모두 날려준다. 남김없이.. 이러한 곳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자연스레 미적감각을 알아가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으리라 거기에 수려한 산과 계곡은 이 아이들에게 늘 마음과 머리에 적지않은 영감을 부여 넣을테니..

 

 

 

  학교 분위기는 여느 대안학교처럼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친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점심시간 식당에서 손수 아이들 한명한명 밥을 챙기시고 함께 기도하고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과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도 이 식당에서 처음 봤는데 모두 수수하고 순수한 미소를 가지고 있고 밝았다. 처음 보는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식당 안내를 하는 인간적 배려에서 이곳 화요일아침예술학교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소중한 공간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화요일아침예술학교의 건물은 뛰어난 미적 디자인과 함께 이곳에 살고있는 학생들과 사람을 배려한 세심함도 엿보인다. 특히 각 교실마다 세면대가 있어서 여학생들이의 편의는 물론 예술학교답게 이들 교실도 충분한 공방과 창작실 들도 있지만 일반 교실에서도 다양한 활동의 편의가 되도록 고려한 흔적이리라..

 

  "이건 뭐 웬만한 예술대학교의 시설도 울고갈 지경이네.." 절로 감탄이 된다. 

 

 

   학교 건물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놀랄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교실과 생활관, 교무실이 위치한 건물안으로 들어가서 바닥을 보니 바닥에 도랑이 지나가고 그 위를 유리로 덮어 투명하게 해놨다.

  "이건 뭐... 할말이 없음, 비오는 날 구경가고 싶다."고 밖에..

 

 

  학교 건물 하나하나에는 학교의 시설을 이르는 팻말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것을 보니 아주 이뻤다. 그러고보니 예전 마리학교에서 교실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고 팻말을 붙였던 일이 생각났다. 손재주가 뛰어난 동료 여자선생님(고일창) 덕에 서투른 일손 거드느라 진땀 뺐는데.. 그 때 나무에 직접 글씨를 써서 꾸미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다 아련한 추억이다. 이렇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여선생님은 산돌학교로 옮겨 거기서도 여전히 꾸밈에 분주하다고 한다.  

 

  공방건물은 참 인상적이다. 2층의 건물에 미술 등등 여러 작업실이 있고 특히 도예실을 보고 놀랐다. 창작실이라는 팻말이 붙여있어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전기와 가스를 이용하는 가마, 전기식 물레, 수동물레 등을 갖춰놓은 도자기 공방이 아닌가!! 이렇게 조그만 학교가 세심하게 도예실을 준비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도예실에서 열심히 작업 중인 선생님께 들으니 물레도 더 사고 흙을 골라내는 기계도 들여온다니 정말 대단하다.

  도예가 선생님의 개인 작업실은 동두천에 있다고 한다. 선생님은 수업이 없는 날도 항상 출근하여 이 공방에서 개인작업도 하고 수업 때는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지내신다고 한다. 그말을 듣고 있으니 참 좋았다. 내 상식선에서 작가들은 항상 개인작업장에 혼자 틀어박혀 창작을 하는 줄만 알았는데 작가가 교사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창작도 하고 아이들과 지내니 학교지만 공방도 겸하는 이 자연스러운 공간 정말 좋았다.

 

  "이건 축복이다.~~"

 

 

  인위적이지도 작위적이지도 않은 이 자연스러움.. 자연스레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며 이루어지는 교육.. 참 좋다~ 

 

  "물레는 참 특별해요 물레를 하다보면 물레에 빠져들거든요 그 느낌이 아주좋아요"  라는 말을 하는 선생님.. 자유로운 곳에서 소박한 삶에서 행복을 누리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다. 내가 동경하던 삶이다. 참 나는 미술의 미자도 모른는데 깜빡했다.ㅋㅋ

 

  화요일아침예술학교를 찾아온 길에 누군가는 항상 생각을 실천에 옮기며 열심히 살고 있음에 자극이 많이 된 하루였다. 더욱이 우리가 맡은 제정구학교의 몫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홍신부님은 학교를 구상하기까지 오랜시간을 가졌고 건물을 짓는데는 10개월, 학교 개교까지 꼭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생각이 다다랐으면 일사천리로 하라고 당부하신다. 당신도 맨땅에 해딩했는데 자기들은 운좋은줄 알라고 앞으로 나한테 물어보면 다 도와주겠다고 한다. 고마음 말씀이다.  

  점심 미사를 한다며 바삐 성당으로 재촉하는 신부님과 선생님들을 뒤로하고 시흥으로 오는 길.. 사무국장님과 행복한 꿈을 꾸었다.

  마음으로..

  머리로.. 입으로 쉴세없이.. 

 

 사진 너무 못찍었다고 하실 분들이 있겠으나 역사를 전공한 저는 사진을 팩트로 합니다.ㅋㅋ(변명)

 

 화요일아침예술고등학교  http://www.flowerdaymorning.com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 764번지

 화요일아침예술학교 조감도(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