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화성을 돌았다.
깊어 가는 가을날 집 근처 화성에 갔다. 수원 화성은 가까이 있는 문화유산이라서 자주 찾는 곳이라 계절이 좋고 날씨가 좋으면 아이들과 순성(巡城)을 하는 곳이다.
화성 행궁 옆 행궁동이 많은 카페와 즐길 거리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관계로 여느 때보다 순성에는 많은 사람들을 지난다.
순성은 뭇골종합시장을 지나 남수문 동편 성곽을 따라 봉수, 창룡문, 연무대, 화홍문, 장안문, 화서문, 화성장대(서장대), 성신사, 성공회 수원교회, 수원 향교까지 둘러보았다. 제일 큰 아쉬움은 오후 13시 50분에 시작해서 수원 향교에 다다르니 17시가 넘었다. 수원 향교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17시까지라고 한다.
화성은 다양한 관람 지점이 있어서 그곳에는 숱한 이야기가 있다. 이번 화성 답사는 창룡문과 연무대, 화홍문 일대를 둘러본다.
창룡문은 화성 4대문 중에서 그리 특별하지 않고 단조로운 여느 성문이라 크게 주목되지 않는다. 크기도 남북대문에 비해 작고 대칭되는 화서문은 공심돈도 있어 화성의 중요한 관람 지점인데 비해 옹성말고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런데 창룡문은 한국전쟁의 참화에서 문루가 전체 날아갔지만 그 아래 홍예문 석축은 남아 이를 만든 이들의 이야기가 성문 밖 벽에 석각 되어있다. 그 중 감동(감독)이었던 부사 김혁의 자취를 보았는데 김혁은 내 고향 화성 우정, 장안면의 대표적인 무반 가문인 해풍 김씨로 정조로부터 신임을 받고 무반으로서 화성 축성에 당당히 한몫을 담당한 사람이다.
김혁(金爀, 1751~1814) ) 자 중명 (字 仲明) 1775년 을미등무과(乙未登武科) 통정대부 수병사(通政大夫 守兵使)화성성역도소감동 역임(華城城役都所監董 歷任)
연무대는 화성의 동장대로 실질적인 군사훈련과 조련이 이루어진 장소이다. 연무대 뒤편 영롱장은 기와를 공간을 두고 쌓은 아름다운 장식으로 그 뒤로 화성의 군사적 기능을 쉬이 알 수 있는 화포 배치와 투석이 놓여져 있다. 화포는 조선 후기 널리 쓰인 후장식 불랑기포이다.
이밖에 연무대 게시판에 화성 건설 총리대신이자 첫 화성유수인 채제공인 내린 순라군의 역할도 보이는데
수문규칙(守門規飭)
하나. 장수의 명령을 다르지 않는 자는 처벌한다.(違主將一時之令者罰)
하나. 밤에 돌아다니거나 군호를 잃는 자는 처벌한다.(犯夜失號者罰)
하나. 직무에 불평하는 자는 처벌한다.(其役不平者罰)
하나. 부녀자를 데려 들어오는 자는 처벌한다.(婦女入營者罰)
하나. 헛된 말을 하여 혹하게 하거나 까닭없이 군을 놀라게 하는 자는 처벌한다.(訛言狂惑及 無故驚軍者罰)
계축 6월 초일일
수원유수 채제공
재밌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근무 중에 딴짓하는 것은 조선이나 지금이나 한 가지다.
화홍문 일대는 용연과 더불어 만추의 대표적인 장소이다. 근래 비가 자주 내려 물도 맑고 수량도 풍부하여 용연에서 나온 물이 화홍문에 이르는 수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평상시 용 모양의 수구에는 물이 흘러내리는 것은 쉽게 못 보는데, 콸콸 흐르는 소리가 청량하다.
화성 성곽 등성이는 띠와 억새로 장관을 이룬다. 우리나라 성곽에서 띠의 역할이 중요한데 전투시 압박붕대의 역할을 하는 것이 띠이기 때문이다.
그밖에 지방의 여느 성황사와는 달리 규모가 제법 있는 화성의 성신사와 향교길을 걸으며 근대 문화유산인 부국원과 수원 향교를 보았다. 향교의 희비를 담고 여기저기 깨진 하마비는 화성의 또 다른 얼굴이다.
수문규칙(守門規飭)
하나. 장수의 명령을 다르지 않는 자는 처벌한다.(違主將一時之令者罰)
하나. 밤에 돌아다니거나 군호를 잃는 자는 처벌한다.(犯夜失號者罰)
하나. 직무에 불평하는 자는 처벌한다.(其役不平者罰)
하나. 부녀자를 데려 들어오는 자는 처벌한다.(婦女入營者罰)
하나. 헛된 말을 하여 혹하게 하거나 까닭없이 군을 놀라게 하는 자는 처벌한다.(訛言狂惑及 無故驚軍者罰)
계축 6월 초일일
수원유수 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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