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3일부터 6월 2일까지 일본이동수업을 다녀왔다.
일본 고대 문명의 산실 나라, 오사카, 교토와 일본제국주의의 시작과 끝이 된 히로시마
그리고 일본 미학의 정수로 꼽는 긴카쿠지(은각사)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돌아봤다.
일본의 고대는 왜, 즉 야마토 정권의 시작에 있다.
야마토 정권이 성장하는 시기 일본에는 새로운 문명이 싹튼다.
바로 나니와를 비롯한 근방의 문명이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고분 유적이 바로 오사카 사카이지역의 다이센고훈군이다.
확실한 것은 고대 왜를 정복한 이들은 한반도 도래인이고 그 대표적인 세력이 바로 가야였다.
오사카역사박물관과 다이센고훈, 나니와궁터에서 나오는 모든 유물은 가야를 가르킨다.
미국의 시작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아내고 서부를 개척했다는 프론티어를 말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복이다.
가야 역시 정복으로 시작했다.
그러한 역사적 전통이 정이대장군이라는 일본의 중심 정책에서 근대에 이르는 막부 정권의 최고 통치자 쇼군의 직책으로 전승되었다.
그러나 가야의 정복은 정복으로 그치지 않았다.
백제가 문명을 전수하고 한반도 도래인이 적극적으로 왜로 건너가서 새로운 출발, 새로운 시작을 하였다.
바로 헤이안시대를 연 것이다.
만세일계라고 자부하는 덴노가의 영원한 조정 교토를 건설하였던 것이다. 당 장안성을 모방하여 나라의 정통을 세우고 스스로
해뜨는 곳, 일본이라고 한다. 바로 여기에 교토 아라시야마를 거점으로 대천을 막아 대언을 만들고 막대한 경제적 기반으로
교토의 중심세력이 된 신라계 도래인 하타씨가 중심에 있다.
워낙 성공하고 중심된 성씨라서 이후 도래계라는 설명은 서서히 사라지고 그들 세계의 뿌리를 진나라 시황제에 찾을 정도로 번성한
그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타씨, 즉 진씨는 신라인이었고 고대 왜를 일본으로 개창한 주역이었다. 지금도 교토사람들은 그들의 시작된
아라시야마를 자신들의 고향으로 여긴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 서려있는 지명은 모두가 하타씨와 결부되어 일본을 연 하타씨, 큰 하타 등 다양하게 남아있다.
교토 건설과 하타씨 아라시야마는 명승지로 우즈마사 즉 太秦(태진) 큰 하타씨를 말하며 큰 하타씨 일족의 근거지로 현재 교토인들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따라서 대언천에는 하타씨가 건축하고 경작지를 만든 대언의 자리가 존재하여 도월교를 건너 확인 조망이 가능하고 또한 국보인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쌍둥이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을 보관한 하타씨 절인 광륭사(고류지)가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읍면에 해당하는 곳의 지명에서 우즈마사 가이니치초(太秦開日町태진개일정)라고 하여 ’하타씨가 일본을 열었다‘는 뜻으로 읽힌다.
https://blog.naver.com/leelove97/223174620315
일본 국보 목조미륵반가사유상 역시 하타씨의 씨사인 고류지(광륭사)의 부처이다. 여우신사로 수백의 붉은 도리이로 유명한 후시미이나리신사 역시 하타씨의 주신 곡물신을 기리는 곳으로 하타씨의 경제적 기반과 번성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또한 세계사교과서실린 우지 뵤도인을 가면 대표적인 설명은 헤이안시대의 국풍 문화의 정수라고 한다. 재밌는 사실은 불상, 탱화, 건물 등 일본적인 요소도 많이 보이나 나라에서 시작된 백제의 불교 문화, 삼국의 불교 문화가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다. 그들이 그들로 나아가고도 한반도의 여명은 여전했다.
하지만 막부가 개창되고 그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오늘의 일본이 된다, 사무라이를 정수로 하는 무가와 격식과 법식을 이루는 승가 전통에 기층을 이루는 신토로 완성된 문화이다.
이후 긴 에도막부의 쇄국이 망국이 되고 일본 사무라이들은 머리카락을 자르고 게다를 벗고 칼을 내려 놓는다. 그렇게 시작된 문명 개화는 덴노를 중심으로 하는 기형적 근대 국가를 창출하였고 이는 일본의 팽창을 도모하는 명분이 되었다.
정한론이 끊임없이 대두하고 서남전쟁이라는 내전으로 치달았지만 결국 일본은 제국주의로 나아간다. 망국으로 가는 달콤한 유혹이었지만
1894년 히로시마의 항구는 일본 제국주의의 서막을 알리고 그 성공이 되는 조선 정벌과 청일 전쟁의 교두보였다.
1945년 8월 어느날 미 전략 폭격기가 히로시마에 날아든다. 그리고 엄청난 섬광과 폭발이 이루어진다.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원폭이다.
끝이었다. 일본 제국주의의 끝
그런 그곳에 고향의 향수를 노래하고 타국 일본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인 시인 정지용과 윤동주가 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쉽게 씨워진 詩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를 받어
大學 노ー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홀로 沈澱하는 것일가?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一九四二年六月三日”
‘서시’로 잘 알려진 그이나 ‘쉽게 씨워진 시’등 일제하 젊은이의 고뇌와 스승 정지용을 닮은 아름다운 시정을 드려낸 시인 윤동주.. 그가 마지막 생애를 살아냈던 곳, 교토다. 도시샤, 동지사대에는 그들이 나란히 추모되는 공간이 있다. 우리를 넘어 적국이었던 일본인마저 사랑하게된 그들..
암울한 시대 슬픔마저도 아름답게 노래하던 그들의 흔적이다.
오늘 그 역사를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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