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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구선생 20주기 특별전 가짐 없는 큰 자유 1

달이선생 2019. 9. 27. 14:30

제정구선생 20주기 특별전 '가짐 없는 큰 자유'

2019.9.27~10.25

경기도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 으뜸관 1층 갤러리 시흥

 

 

  "철거민들이 오갈 데가 없어서 등을 대고 잘 수 있는 방 한 칸을 갈망하던 시절이었다. 처음 복음자리 마을로 이주를 결심했을 때, 철거민들이 그곳으로 이주하면 적어도 등을 대고 살 수 있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위성종(전 경기시흥신협이사장, 2012 사라져가는 자연마을 조사보고서 '복음자리, 한독마을, 목화연립[시흥문화원])

 

 

  경기도 시흥시 '복음자리'는 제정구 선생(諸廷坵, 1944~1999)이 가난한 사람들과 등을 맞대고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진한 공동체를 시작하였던 곳이다. 그의 도반 정일우 신부(미국 태생의 가톨릭 선교사 미국명 존 데일리)와 말이다. 복음자리의 건설은 서울시 판자촌의 철거민 내지 무주택 영세민을 위한 주택 건립사업이었다. 이렇게 청계천에서 시작된 주민운동이 복음자리에서 결실을 맺었고 정치라는 새로운 도전도 복음자리에서 시작하였다. 지금 복음자리터는 아파트로 개발되어 중심에 복음공원이 만들어져 기념비를 세웠었다. 현재는 기념비를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 옆으로  '제정구 생명마당(공원)'을 조성하여 옮겨왔다. 

 

  "정구_ ... 매일 정구를 위하여 기도를 몇 번이나 하지만 지금까지 편지를 못 보낸 것은 미안하다. 정말. 혼자 그 나라에 가있으니 편지를 받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될 것을 알면서도 실천 못했다는 말이다. 쨈도 만드느라고 바쁘고, 등기문제에 있어서 몇번이나 재천(박재천, 사단법인 제정구기념사업회 상임이사)이랑 안양에 갔다오며 회간 허가증 받느라고 다샛간 인천아니면 구청에가서 허탕치고 또한 단오제 준비때문에 밤에 모여 계속 단오제까지 매일밤 12 반~ 1시 반까지 복음자리에 있다가 넘어와서 그냥 떨어졌지. 이런 것을 하면서 머리 안에서 계속 광주 신부님 피정 준비 하는 것은 부담이 됐지만 뭐 거의 준비 없이 가게 됐지."-1984년 6월 16일 정일우 신부 '편지' 중에서... 별명인 '능구'로 보냈다.

 

  매일같이 제정구 선생과  함께하며, 마음을 나눈 정일우 신부가 시흥군 소래면 신천리의 포도밭으로 이주한 것은 서울 개발과 확장에 따른 현대사의 그늘 때문이었다. 서울의 판자촌과 쪽방 등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 문제는 생존권과 결부되어 심각하였다. 이미 박정희 정권은 1971년 광주대단지 사건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하였다. 제정구 선생과 정일우 신부는 청계천에서 철거로 집단이주를 방이동으로 하려고 하였으나 좌절되고 1975년 안양천변인 양평동으로 옮겼다. 이 때 김수환 추기경의 도움으로 독일 미제레올 선교회의 융자를 받아 이주단지 개발 종자돈을 마련하였다. 주민이주는 중앙정보부와 단판을 지어 군용차량이 지원되었고, 제정구 선생은 시흥군 신천리 복음자리 터를 찾을 때는 중정직원과 차를 제공받아 답사를 다녔다. 당시를 자서전 '가짐 없는 큰 자유'에는 중정 고위 관료의 협조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데, 바로 한국광복군 출신 중정 2차장을 지낸 전재덕이었다.

  이렇게 하여 시흥군 신천리 33번지에는 한국 최초의 대단위 빈민이주단지인 복음자리가 건설(1977, 현재 휴먼시아아파트 자리)되고 뜻밖에 일이 벌어졌다. 독일 미제레올 선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복음자리 마을이 융자금을 모두 갚은 것이다. 사실 선교회 입장에선 자립을 목적으로 융자로 사업을 하였지만 저개발 국가에서 융자금을 갚은 전례가 없었다. 너무나도 뜻깊은 사례가 되면서 선교회는 다시 이 돈을 복음자리로 돌려보냈다. 그래서 제2의 복음자리 사업을 펴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서울 시흥동, 난곡 철거민 164가구의 이주민을 위한 시흥군 신천리 한독주택(1979), 서울 목동 판자촌 철거민 105가구의 목화연립 건축 사업(1985)이 연 이어 진행되어 이주단지가 들어섰다. 이러한 시흥에서의 일은 우리나라 사회주택의 원형이 시작됨은 물론, 경제적 기반이 없는 주민들이 자신의 경제적 자립을 이룬 한국 최초이자 세계최초의 자립, 자활의 역사가 시작 된 것이다. 거기에 주민 경제 자립을 돕고자 금융협동조합인 '복음신협'이 창립되면서 복음자리 공동체의 경제기반이 더욱 탄탄해졌다.  

  이곳에서 제정구는 도시형 마을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제도적으로 덜 가진 사람들이 주거권을 획득하고  당당히 사회주역으로 거득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육성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빈민문제연구소가 1985년에 발족한다. 후신이 도시빈민연구소로 이어지고 이후 확대 발전한 한국도시연구소가 그것이다. 여기서 나온 걸출한 인물이 전 청와대 정책실장인 김수현이다. 

  이렇듯 시흥에서 제정구는 또 다른 시작을 했다. 바로 사회시스템 연구뿐 아니 제도적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제도가 갖춰져야 하는 것으로 이는 최소한 법률로 가능하며, 법률을 입안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로 나아가야 하는 것을 고민하였다. 결국 주변에서 엄청난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흥에서 국회의원을 되었고 1999년 삶을 마감하였다.   

  그로부터 20년 동안 제정구 선생을 그리워 하고 그의 정신과 가치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이 경상남도 고성군 척정리의 무덤을 찾았다. 길잡이 유홍준 교수의 문화유산답사로 20년의 추모기행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그리고 올 해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향후 제정구 선생을 기리는 것은 서울 기념사업회를 해체하고 고성의 제정구기념사업회(이진만 회장)와 시흥시의 복음자리, 제정구장학회가 맡는다.  

 

  향후 고성군에서는 고향 대가면 대가저수지에 효문화 연꽃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일원에 '고 제정구 선생 커뮤니티센터'를 개관하기로 하였다. 이미 군에서는 척정리 고향 생가를 보수, 복원하였다. 그리고 묘소 앞에도 안내판을 세웠다. 고성은 제씨 동족촌(제정구 선생 문중 관련 야기는 이 블로그 2011년 12월 1일자 '빛을 본다. '남해기행 고성 자실마을 제정구 선생 묘와 생가'에서 참조)과 그 유적이 많이 있으며, 지역사회에 영향을 가지고 있다. 고성을 넘어 한국현대사의 인물인 제정구의 고향으로 자부심을 가진 고성에서는  2019년 2월 9일 고성박물관에서 '故 제정구 선생 20주기 추모특별전'을 고성탈박물관 남진아 학예사의 기획과 전시를 하였다. 이러한 뜻깊은  전시를 시흥시와 시흥문화원에서는 고성박물관 초대전 형식으로 특별전을 개최하였다.

  앞으로 '내 친구 정일우' 다큐 영화 상영(10.7~11.14. 16시), '시흥 복음자리 마을공동체 운동과 도시재생'포럼(10.7. 15시), '제정구 선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생활문화예술이야기(10.210. 18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10월 25일 전기기간에 진행된다. 또 전시장 안쪽 영상관에서는 KBS가 2003년 제작 방영한 '인물현대사 빈민속으로 제정구 편'을 계속 상영한다.

 

전시리플렛

 

 

 

 

 

 

 

 

 

 

 

 

 

 

 

 

 

 

 

 

 

 

 

 

 

 

 

 

 

 

 

 

 

 

 

 

 

 

 

 

 

 

 

 

 

 

 

 

 

 

 

 

 

 

 

 

 

 

 

 

 

 

 

 

 

 

 

 

 

 

 

 

 

 

 

 

 

 

 

 

 

 

 

 

 

 

 

 

 

 

 

 

 

 

 

 

 

 

 

 

 

 

 

 

 

 

 

 

 

 

 

 

 

 

 

 

 

 

 

 

 

 

 

 

 

 

 

 

 

 

 

 

 

 

 

 

 

 

 

 

 

 

 

 

 

 

 

 

 

 

 

 

 

 

 

 

 

 

 

 

 

 

 

 

 

 

전시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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