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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천 십리길, 화산교에서 평고교까지

달이선생 2020. 7. 10. 21:38

서호천 십리길, 화산교(여기산)에서 평고교(평동)까지

 

    서호천 십리길은 수원시 서호천변 길이다.  서호천(西湖川)은 광교산에서 발원하여 파장저수지와 웃파장천이 만나고 이어 이목천을 만나 흐르다가 천천교(동남대학교) 부근에서 영화천(만석거)을 만나서 축만제(서호)에 다다른다. 축만제에 가둬진 물이 다시금 시작(축만교 아래 수문)되는 서호천길을 나선 것은 여기산 북쪽 아래 화산교(화서역)에서부터 축만제 둘레길을 지나 항미정(축만교), 서둔교(수인로), 농대교(옛 서울농대, 현 경기도상상캠퍼스 등), 벌말교(옛 선경직물 수원공장), 평동(고색동) 평고교까지 이르는 길이 4km가 조금 안되나 얼추 십리길이다. 지금 이 길은 수원시에서는 팔색길의 하나로 모수길로 한 길이고 경기도에서는 삼남길로 부르는 길이다. 도보로 잘 가꾼 길은 평동(고색동) 평고교까지가 끝이다. 이후부터는 서호천변 도보길을 나와서 윗 하천변도로길로 황구지천에 이르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토지리정보원 고시(3.16)에 따라 일왕저수지는 만석거(萬石渠)로, 서호는 축만제(祝萬堤)로 공식 명칭이 각각 변경되었다. 

 

 

서호천 꽃뫼버들교 아래 교각에 그려진 수원하천도(이하) 

 

  서호천변 남쪽 황구지천으로 이르는 모수길이지만 모수국(『삼국지』위서 동이전 한조[韓條]에 삼한[三韓] 소국인 마한 54개국 중 수원에 비정된 국가)을 느낄 수 없다.  설명도 없고, 연상되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길에 중요한 자취는 수인도로가 지나는 서둔교를 지나면 농대교가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수원농림학교에서 이어졌다가 폐교된 옛 서울농대이다. 현재는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 창업지원센터와 경기도상상캠퍼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업사이클플라자 등 문화와 체험, 쉽이 있는 장소로 되어있다. 서호천길을 걸으며 중간 쉼터로 제격이다. 경기도 2024 문화전략에 따르면 삼남길센터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곳이 제격이다. 이곳에서 수원의 여러 하천과 도로, 삼남길과 이어지기 좋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 서호천길을 조금 내려가면 서호초등학교와 서호중학교가 마주보는 부근에 앙카라학교공원이 나온다. 2017년 터키와 한국합작으로 제작된 '아일라'라는 영화가 터키에서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영화의 배경이 된 수원의 앙카라고아원을 기념한 기념공원이다. 원래 고아원은 농대 정문 근처로 수원역에 이르는 도로변(서둔동 45-9)에 있었는데, 지금 이곳으로 이전한 것이다. 한국전쟁 때 터키는 쿠르드족을 중심으로 여단을 참전시켰는데 이들은 중세 유럽 기독교 세력에게 용맹과 지혜로 명성이 자자했던 셀주크투르크의 술탄 살라후딘을 배출한 민족이자 현대에 IS격퇴전에 혁혁한 전공을 세운 용맹한 민족이다. 이란, 터키, 이라크, 시리아에 걸쳐 사는 민족으로 오랜시간 독립국가 건설을 꿈꿔온 민족이다. 이들의 용맹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자 산화한 혈맹이다. 지난해 갔을 적만해도 관리가 되지 않았는데 화초며 시설 등 잘 관리가 되고 있었다.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념사업을 펼치고자 한다면 서호초등학교와 연계한 사업이 필요하다. 교내 작은 전시관과 함께 이를 기념할 수 있는 정기적인 행사까지 말이다. 영화 '아일라'도 그렇고, 수원을 다니다 보면 문화콘텐츠 참 많이 있다. 이슈의 선점과 투자, 그리고 지속, 아쉬운 점이 많다.

  서호천을 내려가다 보면 평고교 전에 벌말교(권선로) 인근에 있었던 선경직물 수원공장 옛터가 있다. 선경직물은 지금의 SK그룹의 전신으로 1953년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인수하여 재창업한 곳이다. 1944년 건립된 사무동 건물이 남아있다. 앞으로 수원시와 SK그룹은 이곳의 역사성을 기리고자 수원의 산업사를 기념하는 전시공간을 만들기로 하였다. 사실 수원은 수성최씨의 본향으로 시조묘(최영규)가 옛 수원부중인 현재의 화성시 매송면 숙곡리에 위치한다. 이 문중에서 경제적으로 크게 성공한 인물이 바로 최종건이다. 그의 경제적 성공은 수원 곳곳에 자취를 남겼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탑산인 팔달산 중턱(화서문 인근)에 위치한 선경도서관이다. 선경에서 지어 수원시에 기증한 것이다.(1995) 이밖에 선경직물 옛터 남동쪽으로 최종건 생가도 있다.(권선구 평동7) 이처럼 서호천 평동 일대는 SK그룹 전신인 선경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는 수원 산업사에 중요한 공간이다.

  

 

축만제(서호)를 등지고 바라본 서호천 상류 모습(축만제 새싹교 위)
새싹교 위에서 본 축만제, 상류에서 흐른 물이 축만제로 모아지고 있다.(징검다리 가운데는 어로)
이곳에서 화성시 병점까지 삼십리인데 멀리 테뫼식 산성인 독산성 세마대가 보인다(오른쪽 봉우리, 왼쪽은 양산봉)
축만제에서 본 탑산, 팔달산 서삼치 부근 팔달공원(경기도청 뒤)이 보인다.
멀리 축만교(수문)와 항미정이 보인다.
축만교 부근에서 본 축만제 전경, 멀리 서장대 부근이 보이는 팔달산이 보인다.
축만교 아래 수문에서 장마철이라 부러난 물 때문에 장쾌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이렇게 서호천이 남쪽 황구지천을 향해 내달린다.
수문 근처는 하천 아래 도보길이 없고 천 위에 길이 난다. 유속이 세고 홍수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서둔교에서부터 하천 아래 도보길이 시작된다.
서둔교 아래 거대한 잉어가 마주 보는 교각 벽화이다. 서호천 축만제 뿐 아니라 수원 곳곳의 천과 저수지에는 잉어가 많이 살고 쉽게 볼 수 있다. 하천의 상징이다.
서둔교 아래 징검다리에서 본 상류 축만교 아래 수문과 낙수
농대교(옛 서울농대, 현 경기상상캠퍼스 등) 아래서 바라본 서호천 상류, 멀리 여기산이 보인다.
경기도상상캠퍼스, 경기문화재단도 함께 있다.
서울농대와 상상캠퍼스를 나와 다시 서호천으로 내려간다.
서호초등학교 부근 앙카라학교공원에 이르는 다리이다. 맞은편은 서호중학교이다.

앙카라 고아원 건립기념비

터어키는 1950년 10월 17일 1개 보병여단을 파견하여 각종 전투에서 훌륭한 전과를 올렸으며

특히 1952년 5월에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45-9번지 일대에 앙카라 고아원을 설립하여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640여명 이상의 우리 어린이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1966년도 잔류중대가 철수시까지 물심양명으로 도와주었다.

수원시는 이들의 업적을 높이 기리고자 이 기념비를 건립하였다.

2006년 10월 18일

수원시장

 

서호천의 가장 어른 버드나무 세 그루 
북쪽으로 본 버드나무 세 그루 모습, 이 부근은 서호천 도보길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인구밀집지역을 벗어나니 서호천 양 옆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는 없어지고 농업용수 관개시설이 눈에 띈다. 일정 수량을 조절하고 유속을 관리하는 작은 보이다. 이곳부터는 주거지가 끝나고 인구밀집지역을 벗어나는 관계로 도보길에 인적이 거의 끊긴다. 
벌말교
벌말교 인근 평동은 옛 선경직물 수원공장과 SK그룹 창업주 최종건 회장의 생가가 위치한 곳이다. 이를 알리는 표지판
벌말교 부근 옛 선경직물 수원공장 옛 터
서호천 모수길 도보길 종착지(아래), 오른쪽 길로 올라 서호천 도로변 길로 황구지천으로 가야한다. 다리는 평동 평고교이다.
도보길 종착지와 평고교
도보길 끝
평고교 부근 남서쪽 전경
평고교 부근 북서쪽 전경
도로길을 타고 황구지천까지 가는 모험을 하고자 나선 길이 아니라서 다시 도보길로 서호천을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상 서호천길의 회차 지점이다. 인구밀집지역인 주거지를 벗어난 관계로 인적이 드물다. 부근 농막에 농사꾼 정도만이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