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2012년 1월 14일 정확하지 않다.
박물관을 가면 으레 무엇을 볼지 무엇을 남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무수히 많은 유물이 있는 곳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처음 박물관에 가서는 박물관의 특성과 시설을 안내하는 정보적 의미를 담자 했다. 분량도 많고 만만치가 않다. 그리고 이런 정보는 요즘처럼 홈페이지가 잘 된 시대에 무슨 의미일까 그렇지 못한 박물관에 가면 하자로 바뀌었다.
그럼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래서 이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남기자로 바뀌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경복궁 내 있는 박물관으로 조선 왕실 유물을 소장 전시하는 곳이다. 2012년과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일단 경복궁이 바뀌었다. 정문인 광화문에 월대가 생겼다. 월대의 의미는 궁궐이 가지는 위상과 같다. 일반 건물에 월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전이라고 불리는 위상이 높은 건물 앞에 하는 시설이다. 보통 궁 앞에 하는 것이고 이 밖에 사찰이나 제사시설 등에 쓰일 수 있다. 그럼 월대는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 궁에서 월대는 행사가 되겠고 그 행사는 임금이 백성을 만나는 예가 되겠다.
경복궁 정문을 통해 들어가 왼쪽으로 나가면 국립고궁박물관이다. 경복궁을 일제가 훼손하면서 궁을 가장 보기 좋게 망가뜨린 것이 바로 정체성 불분명한 정원으로 꾸민 것이다. 이때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이 석탑과 같은 불교 유물이다. 그래서 지금도 경내 이런 불탑을 볼 수 있다.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이다. 유교 국가 조선의 정궁에 불탑이 있다는 것은 조선 선비들을 욕보이는 것이다. 불씨라고 내몰았던 그들인데 엄청난 치욕이지 않을까
조선 왕실을 생각할 때, 중요한 유물이 많이 있겠으나 이날 눈에 찬 것은 이 자리가 경복궁이라는 데 있어 경복궁을 다시 중건한 흥선대원군의 발자취를 봤고 조선 중흥의 군주 정조가 역점을 두고 만들었던 규장각의 재현 모습을 봤다. 또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천문자료인 천상분야열차지도석각도 중요하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조선은 기록의 나라이다. 그 기록 중에 가장 참신한 것은 바로 그림과 더불어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의궤이다. 더욱이 조선 왕실 의궤는 수난을 당했다. 1866년 병인년에 프랑스가 강화도에 난입하여 수많은 서적을 불태우고 의궤와 값비싼 유물, 보화 등은 다 약탈했다. 그리고 잘 보관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자신들에게 의미도 없지만 문화 강국이라는 자존심에 약탈 문화재 반환을 끝끝내 반대하다 옹졸하게 임대 형태로 돌려줬다.
나름 자신들의 지식으로 잘 보관을 했다곤 하나 어디까지나 그건 그들의 생각이고 우리의 유산은 우리의 손으로 보존해야 정석이다. 오래전 기록이나 버릴 수 없어 남긴다. 특히나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제후국으로 비치던 조선이 고구려의 하늘을 이어왔던 천손 의식을 대변하는 유물이고 우리의 주체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