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선거전시체험관
수원시 여기산 아래 서호를 바라보는 양지바른 곳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이 위치하고 있다. 원래 서울 종로5가에 설치(1996)되었으나 2017년 11월 7일 이곳으로 이전하였다. 선거연수원이 자리잡은 이곳은 나주혁신도시로 이전된 옛 농촌진흥청 부지이다. 연수원 뒷산은 여기산으로 청동기시대 집자리와 유물이 나온 여기산 선사유적지이고 연수원 앞 너른 호수는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쌓고 자족적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축조한 축만제(서호)로 축만제둔 일명 '서둔'이라고 불린 너른 곡창지대의 젖줄이다. 지금은 서호 동편으로 중부작물부가 운영하는 농업시험장 일부가 남아 예전 서둔의 역사성을 드러내준다. 사실 대유평(북둔)이라고 불린 너른 곡창지대인 만석거에 비한다면 그래도 본래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꽤 운 좋은 유적이다. 현재 만석거는 수원시 북부 도심의 작은 연못에 지나지 않고 그 넓은 대유평은 흔적도 없다. 빽빽히 드러선 주택과 아파트가 그 자리를 메웠기 때문이다.
흔히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우리 역사에서 민주주의의 시작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에서 시작되어 해방 이후 남한만이 단독이었지만 외부로부터 주어진 제도(유엔감독하)로 1948년 5월 10일 완전한 비밀, 보통, 평등선거를 실시하며, 우리 민주주의의 시작을 선거를 통해 열었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우리는 독재와 4.19혁명, 5.16군사쿠데타, 10월 유신, 1212군사쿠데타를 거치며 직접, 간접방식의 무수히 많은 선거를 치루며, 1987년 6월 민중항쟁을 통해 대통령직선제를 얻어내었고 한국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김영상 대통령의 당선과 시작된 민주정부의 성립과 함께 시민민주주의가 성숙하는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작된 촛불시위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발동이나 위수령 등 유혈충돌도 일어날 수 있는 위기도 고조되기도 하였으나 끝내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촛불혁명의 완성은 19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이룰 수 있었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것이 여실히 증명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대한민국 선거의 역사에서 1991년 30년만에 부활한 지방선거를 기념하며 민주선거 70주년 및 제 7회 지방선거를 맞아 '우리 동네 민주주의'를 주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민주선거 1948 - 우리동네 2018" 전시홍보체험관을 이곳 수원 선거연수원 별관1층에 개관(2018.5.23)하였다. 특별전시를 시작해 올해까지도 상설전시를 하고 있지만 다른 전시를 위해 전시물이 이전되고 더욱이 코로나19사태로 어려운 가운데 전시가 오래되고 코로나의 장기화 때문에 찾는 이도 없고 이참에 연수원 곳곳이 재정비에 나섰는지 내외 정비 공사로 분주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전시관람을 하였다.
한달여 지난 후 다시 가보니 외관 정비 공사는 다 마무리되었으나 전시관은 사실상 방치상태로 전시관 입구에 각종 짐들이 잔뜩 쌓여 있다. 이럴진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아무런 공지나 안내가 없다. 예전 전시 담당자가 코로나19 이야기도 했으나 글쎄다 의욕만 있다면 전시체험장 활성화에 대한 여러 가지 방법(비대면 관람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없다. 혹시 관람을 하고자 한다면 사전에 꼭 문의를 하길 바란다. 전시관에 변동사항이 있으면 여러 가지로 공고를 통해 알려야 하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전시관에 설치된 미디어들만이 캄캄한 전시실 안쪽에서 공허한 메아리처럼 울리고 있다. 국가기관이 하는 일이 일개 지방자치단체 하는 일보다 미숙해 보이는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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